언론보도

[스크랩] [조선일보]"수원서 강남, 3000원"… 심야 서민들의 발이 된 택틀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2016. 12. 30. 21:07

"수원서 강남, 3000"심야 서민들의 발이 된 택틀

이민석 기자     김명진 기자


입력 : 2016.12.23 03:04 

     


[본지 취재팀 '택시 셔틀' 동행 르포]

- 새벽에 생기는 '택틀 정류장'
수도권 운행 마친 대리기사들과 빈 차로 가기 싫은 택시들 '합심'
분당·일산·성남 등서 서울로 운행

- 식당·유흥업소 종업원도 이용
대리기사 "연말인데도 수입 절반"
식당 종업원 "전엔 첫차 때까지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이젠 택틀로 집에 가서 잘 수 있어"

14일 오전 1시 30분 경기 수원시청 앞. 인적이 드문 길가에 서울 번호판이 달린 택시 7대가 늘어서 있었다. 두꺼운 점퍼 차림 남성 4명이 맨 앞에 있는 택시로 다가가 "두(頭)당 3000원. 강남 교보타워"라고 외쳤다. 서울에서 술 마신 손님 차를 몰고 수원까지 온 대리기사들이었다. 택시 기사가 "기름값이랑 톨게이트비라도 뽑게 1000원씩 더 줘요" 했다. 그러자 반쯤 열린 조수석 창문을 붙잡은 남성이 "오늘 한 건밖에 못 해서 별로 남는 게 없는데 좀 봐주세요" 하고 사정했다.

대중교통편이 끊기는 새벽 1~2시가 되면 경기 분당·일산·성남과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대리기사들을 태우고 서울로 가는 '택틀(택시 셔틀)' 정류장이 생긴다. 평소엔 2만5000~3만원을 내야 하는 거리를 승객 서너 명이 모여 1인당 3000~4000원씩 내고 가는 것이다. 주된 목적지는 서울 강남과 홍대 입구 등 번화가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대리 운전을 부르는 손님들이 아직 이 지역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1시 10분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 쇼핑몰 앞 도로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이 택시 셔틀을 타려고 택시 기사와 요금을 흥정하고 있다. 승객 서너 명이 모여 1인당 3000원을 내면 일산에서 서울 강남이나 홍대까지 갈 수 있다. /김명진 기자



셔틀 택시는 주로 지하철역 인근 대로나 대형 상가 앞에 모인다. 수도권으로 장거리 손님을 태우고 왔다가 빈 차로 돌아가기 꺼리는 택시 기사들이 처지가 같은 대리기사가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택틀 승객은 주로 대리기사지만, 새벽에 일이 끝나는 식당·유흥업소 종업원과 아파트 경비원 등도 최근 이용한다고 한다.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에 택틀이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본지 취재팀이 14~17일 택틀 정류장을 찾아 직접 타봤다. 14일 오전 0시 30분 수원시청 앞에서 서울 마포구 합정역으로 가는 택시에는 대리기사 2명과 본지 기자 등 3명이 탔다. 대리기사 유모(59)씨는 "연말 대목인데도 수입은 오히려 작년에 비해 반 토막 났다"고 했다. "경기가 안 좋아 송년 모임이 줄어든 데다 모임을 갖더라도 일찍 끝나기 때문에 대리운전 수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유씨는 원래 소규모 부동산 시행사를 운영했다가 3년 전 추진하던 재개발 사업이 취소되면서 부도를 맞았다고 한다. 지금은 낮에 편의점에서 일하며 '투잡'을 뛰고 있다. 유씨는 "아들 대학 등록금만 아니면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하며 한숨을 쉬었다.

17일 오전 3시쯤 경기 성남시 야탑역에서 서울 합정역으로 가는 택틀에는 야탑역 인근 고깃집 주방에서 일하는 이모(여·52)씨가 탔다. 이씨는 남편 사업이 망해서 2년 전부터 친척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다. 이씨는 "원래 2시 30분쯤 일이 끝나면 새벽 5시 첫 버스가 다닐 때까지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택틀이 생긴 뒤 집에 가서 편하게 잘 수 있어 정말 좋다"고 했다.

함께 탄 대리기사 김모(53)씨는 5년 전 분당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서 정리해고됐다고 했다. 김씨는 "하루 14시간 꼬박 일해도 10만원밖에 안 남지만 누구한테 손 안 벌리고 애들 키우는 보람은 있다"고 했다. 합정역 인근에 도착하자 김씨는 "홍대역 인근에서 대리 콜이 잡혔다"며 서둘러 택시에서 내려 뛰기 시작했다.

원래 수도권으로 나간 대리기사들을 서울로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은 일명 '대리 셔틀버스'였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대리기사가 늘어나면서 셔틀버스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전국대리기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8만7000여 명이었 던 대리기사는 지난해 20만명으로 급증했다. 택틀이 논스톱으로 목적지까지 30여 분 만에 가는 것도 장점이다. 대리 셔틀버스는 요금이 1500~2000원으로 싸지만 중간에 여러 번 정차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가는 데 1시간씩 걸린다고 한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택시 합승은 불법이지만 대리 기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엄격하게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3/2016122300170.html

 

 

  


출처 :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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