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도 예쁠 것 같다”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20분째 스마트폰 2대를 손에 들고 서성이는 20대 후반의 한 남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아직 오늘 첫 콜을 못 잡았다. 평소 같으면 지금이 ‘불금’ 피크 시각이라 엄청 바빠야 하는데 사흘 연휴라서 그런지 손님이 영 없다. 대리기사들도 다른 날보다 훨씬 적게 나온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대학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그는 용돈을 벌려고 7개월 전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갑(甲)질’하는 손님을 서너 번 접했다. 대기업 간부라고 큰소리치면서 ‘취직시켜줄 테니 찾아오라’고 한 손님이 있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명함 한 장만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젊은 놈이 사람을 못 믿는다’며 막 화를 냈다. 웬만큼 배우고 지위 좀 있는 사람한테서 험한 욕을 듣고 무시당하니 나중에 회사 들어가서 그런 상사 만날까봐 겁난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여성 대리기사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대리기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 시각에다 여성이라는 이유가 더해져 손님들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등 더욱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남편과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대리기사로 나선 50대 초반의 주모 씨는 “젊은 남자 손님 중엔 ‘5만 원만 주면 같이 있어줄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자신의 후배가 4년 전 겪었다는 일을 들려줬다.
“중년 남자 손님이 고속도로에서 계속 후배의 다리를 만지면서 추근댔다고 한다.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차를 세우자 따라 내려서 계속 그러기에 경찰을 불렀다고 했다. 성추행으로 고소했지만 차주는 증거가 없어 풀려났다.”
주씨는 성추행범의 경우 ‘증거 내놔라’며 발뺌하면서 경찰 조사를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땐 정말 몰래 녹음이라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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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신동아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viewer_pay_shin.php?mgz_part=shin&n=201410220500000&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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