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을 만난 것은 2011년입니다. 당시 대리판에 들어와 터무니 없는 업자들의 짓거리에 화가 나서 모 인터넷카페에 모임 제안글을 올렸고, 그래서 만나게 된 어느 대리기사모임에서였습니다.
처음. 임성칠.
이분은 과거 수원 아이콘의 30퍼센트 수수료 인상횡포에 맞서 싸워 막아낸 사람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구)전국대리기사협회를 만들어 대리기사 권익운동을 이끌어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대리기사 권익운동의 아이콘이라는 그 명성과는 별도로 말하는 것은 솔직 겸손하고, 어딘가 어눌해보일만큼....그래서 그랬을까요? 편했고 이야기를 편히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나이 오십이 넘도록 지내다보니, 대강 사람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특정한 이해관계가 있고 사심이 있어 만나는 사이 아니라면....
이분은 어쩌면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대리기사들에 딱 맞는 사람이다 하는...
어디가서 사기치지 않고 못된 짓하지 않고, 안되는 수입에 업자들의 못된 횡포에 몹시 시달리면서도 헉헉대며 열심히 땀흘려 몇푼 벌어가는 우리 대리기사들처럼.
비록 실속은 없지만 스스로가 진정성을 가지고 대리기사 권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가 항시 있는 분. 업자들의 못된 짓에 열 받아서 밤잠을 못이루고, 언제라도 이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건 달려가서 행동하겠다는 열정이 있는 분.
저 대리만족이 만나면서 가지게 된 생각입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안보이게 되고 들려오는 이야기는 과거 살아온 아픈 기억이 현실의 또다른 장애가 되었다는 것뿐....
아...대리판의 인재는 이렇게 항시 부족합니다. 이 대리판까지 흘러와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과거, 자의건 타의건 아픈 사연, 어두운 과거때문에 괴로워하고 그로 인해 한몸 지탱하기도 힘든 이들이 참으로 많은 세상입니다. 이런 사람들이라도 어쩔 수 없이 대리기사 권익운동을 해야 할만큼 대리판은 무도하기 짝이 없습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나쁜 사람, 좋은 사람
잘난 사람들은 설령 잠시 이 대리판에 머물더라도 재빨리 제 살길 찾아갑니다. 그리하여 하던 일을 살려 대리운전업자가 되어 또 다시 대리기사 수탈구조에 편입된 채 동료기사들을 들들 볶거나, 혹은 드디어 대리기사 탈출에 성공하곤 합니다.
업자들의 못된 갑질과 수탈, 억울한 천대질에 시달리던 현실은 잊고 싶은 아픈 기억으로 남을 뿐입니다.
잘나가고 떳떳해보이는 사람들은 어느덧, 대리기사 권익운동과는 다른 세상에 삽니다. 아니 어쩌면 부족한 사람, 아픈 과거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이고 그런 약점을 이용해서 제몫 챙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이 터무니 없는 대리판에 끝까지 남아서 억울한 현실을 바꿔보려하는 노력은 기껏 부족한 사람, 달리 방도가 없는 사람들만이 남아서 해야할 몫이 되버린 걸까요? 기껏해야 세상의 막장질이라고도 평하는 대리판, 그 나락의 맨끝에서 대책없는 몇몇 미숙아들이 대리기사 권익운동으로 분칠한 채 분탕질하며 고여 썩어온 세월 속에 기사대중들은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 허덕댈 뿐입니다.
업자들의 몇푼 푼돈과 싸구려 술 한잔이면 기꺼이 앞잡이 노릇을 자청하는 자들이 넘치는 현실, 이런 판 속에서 자신의 의리를 지키고 운동의 진정성을 갖고 부당한 현실을 헤쳐가려 하는 건강한 사람들이 몇이나 이 대리판에 남아있는 걸까요.
"제가 그동안 회장님을 도와주지 못해서 항시 미안한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이번에는 대리보험문제에 맞서 제대로 한번 싸워보고 싶습니다. 대리만족님께 못해드렸던 미안함도 풀고요. "
그분이 해주신 말씀입니다. 사실 그동안 저는 임성칠님과 몇번 몇가지 사항을 가지고 함께 추진했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새해를 맞아 대리기사단체들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합동 신년회를 꾸리기도 했고, 국회에서 대리기사 증언대회를 함께 준비해가기도 했고, 전국대리기사협회를 함께 키워보기로 했고....
그랬건만 원망스럽게도 이분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중간에 빠져버리곤 했습니다.
첨에는 이분이 당뇨병이나...신체적인 어려움, 주변의 불우한 환경으로 인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이용하려 하고 이분을 농단하려 하는 자의 압박에 미처 감당을 하지 못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기란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리 대리기사들의 원통한 사연과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대리기사 국회 증언대회, 참으로 난생 해보지 못했던 우리 대리기사들의 중요한 모임이건만, 그리하여 이분을 앞세워 수도권 대리기사들의 원통한 현실을 알리고 성장하는 대리기사 권익운동을 세상에 고하려 했건만, 누군가 이 사람의 약점을 들추며 질투와 터무니 없는 욕심으로 방해를 하는 사람이 있었고 결국 발길을 돌려야했던 사연들, 이분이 갖는 한계이고 아픔이고, 미련함이었습니다.
함께 좋은 일 하면서 늙어가십시다
사람의 됨됨이는 그분의 본성이기도 하겠고 그 본성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간관계로 인해 형성되는가 봅니다. 어떤 이는 떼를 쓰고 찾아와 한자리 달라고 사정을 하고 안되면 협박을 합니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이 대리만족에게 말입니다. 터무니 없는 탐욕만 앞서다보니 눈이 멀어버리고 분별심을 잃어버리는 자들. 그런자들로 넘치는 이 대리판에 임성칠님은 그 반대였다는 사실. 비록 없는 힘이지만 앞세우고 드높이겠다는 후배들의 바램을 황공해하고 끝까지 사양하는 인품은 사람의 됨됨이를 결정하는가 봅니다.
처음 임성칠이 가진 소박한 바램, 우직하지만 부당한 현실에 앞뒤 안가리고 맞서겟다는 이분의 품성이 이분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이분의 인생을 결정짓는건가 봅니다.
함께 하다보니 답답한 일도 있고 좀더 소통이 되어야할 부분도 적잖습니다. 하지만 최소한도 이번 대리기사들을 더욱 옥죄는 대리기사 보험수탈문제에 맞서 어떻하건 인간으로서의 자존심과 동료기사들의 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이분의 노력과 진정성만큼은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이분의 덕목일 겁니다.
이런분의 앞길을 자신의 되도 못할 사심과 질투, 분탕질로 인해 가로 막으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간 대리기사 세계의 한구석에 또아리틀고 몇푼 지저분한 업자들의 푼돈에 목숨걸고 살아가는 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이들의 생명력은 다한 거 같습니다. 한때 이들을 이용해서 건강한 대리기사권익운동의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자들도 있었고 결국 그들로부터도 '팽'당한 이들입니다. 이들은 아직도 마지막 철없는 분탕질을 벌여 '그들'로부터 인정받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제 마감해야 할 때 입니다. 며칠 전 국회에서 있었던 대리기사 보험 수탈관련 기자회견은 이를 결정짓는 분수령입니다. 자신이 누구에게 팽당한지도 모르는 철없는 머리로 마지막 똥칠을 하는 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 대리기사의 권익과 생존권, 단결을 위한 행군의 과정에서 처음님, 임성칠님의 각오와 역할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어느덧 많은 이들의 삶에 새로운 힘을 주는 씻김굿이 될 것입니다.
처음님, 임성칠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 급한 성격은 좀더 죽이시고요. 많은 이들이 응원합니다.
처음님, 임성칠 형님, 남은 인생, 함께 좋은 일 하면서 늙어가십시다.
2015.4.27 김종용(대리만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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