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주52시간 1년]월급 준 근로자 퇴근후 대리운전…기업 생산물량 해외로 돌려
[주52시간 1년]월급 준 근로자 퇴근후 대리운전…기업 생산물량 해외로 돌려
<상>근로자·기업 모두 불만
상용직 초과근로 월 3시간 감소
급여 월 4만3,000원 줄며 '투잡'
제조업체는 인건비 늘어나 울상
"수익 악화…국내에 공장 안 지어"
부서 쪼개고 자회사 설립 편법도
이재용 기자 2019-06-30 17:35:05
*출처: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1VKMAQYNP7
... 주52시간제가 시행된 지 1년. 정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겠다며 밀어 부쳤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누구도 만족 하지 못하는 정책으로 부작용이 쏟아지고 있다.
야근, 특근을 없애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얇아진 월급봉투는 근로자들은 투잡, 쓰리잡으로 내몰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금속가공업체 대표 C씨는 직원 2명이 퇴근 후 대리운전을 하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를챘다. C씨는 “오죽하면 대리운전까지 하겠냐 싶어 따로 얘기는 안 했다”면서 “대리운전으로 잠이 부족해 일하다가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에 따르면 2년 전보다 올해 대리기사 수가 2배가량 늘었다. 카카오에서 대리기사를 많이 뽑기도 했지만 야근비를 채우려는 가장들이 투잡으로 대리기사를 택한 것이다. 근로자들에게 주52시간제는 저녁의 미숙련 노동자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지난해 상용직 근로자의 초과근로시간이 월 2.48시간 감소하면서 총 근로시간이 3시간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상용직의 초과급여는 월 4만3,820원 감소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앞으로 주52시간제가 확대 적용될 경우 근로시간 및 급여 감소 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급여 감소는 곧바로 노사간 임금협상을 갈등으로 이어진다. 식품업체인 B사는 생산직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든 만큼 임금이나 수당을 올려달라고 요구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52시간제 시행 후 생산직을 추가 고용해 전체 인건비가 늘어난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수당 인상 요구에 맞닥뜨리게 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