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매일경제]택시·대리기사에겐 ′공포의 연말′···욕먹고 얻어맞고
택시·대리기사에겐 ′공포의 연말′···욕먹고 얻어맞고

아모레퍼시픽 사내 커플이 만취 상태에서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택시나 대리운전 기사들이 운전 중 안전에 대해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연말연시를 맞아 증가하는 취객 승객을 태우며 폭언·폭행 등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건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만 운행 중인 버스나 택시 기사를 폭행한 사건은 3246. 전국에서 하루 평균 9명꼴로 운전 중 폭행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공식 사건으로 접수되기 전에 당사자들끼리 합의로 끝낸 사례까지 더하면 손님에게 폭행당하는 경우는 이 수치보다 많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운전 중 기사 폭행은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지난 2007년부터 가중처벌규정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폭행범 중 구속된 사람은 전체 0.82%인 28명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버스와 달리 택시 운전석에는 보호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 노출 수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2006년부터 운전기사 폭행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운전석 주변에 보호벽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택시는 제외돼 있다. 미국은 일부 주를 제외하고 택시 내 보호벽 설치가 의무화돼있고 일본 역시 전체 택시 중 75%가 보호벽 설치를 완료했으나 국내 택시의 경우 의무가 아닌 개인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그 비율이 현저히 낮다.
택시뿐만 아니라 대리기사들 역시 승객의 횡포에 속수무책이긴 마찬가지다.
손님을 골라 받을 수 없어 취객들이 시비를 걸어오면 고스란히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리기사는 "일부 승객들은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는 등 기사에게 갑(甲)질을 부리고 내린다"고 토로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직접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반말이나 폭언, 손님의 갑질에 시달리는 대리기사들이 많다"며 "늘 취객을 상대하는 직업이지만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는 더욱 고되다"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에 송년회 등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만취한 승객들이 택시기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하루에 한두 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회식자리가 많은 연말에 음주 운전을 비롯해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no=1204781&year=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