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권익활동

[스크랩] 대리운전법, 그리고 이런 생각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2016. 1. 22. 03:23

영영님께서 참으로 소중한 글을 써주셨습니다.  로지투본 그 시작과 지금... (바로가기 -> 로지투본 그 시작과 지금

권익운동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내부 사정을 비판하고 토로하는 글이 설득력이 있는 현실,...그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님 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했습니다. 간밤 운행중에는 내가 어떻게 글을 써야할까 생각하다가 그만 사고 낼뻔 하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적어도 대리기사 권익운동의 한끝에서나마 움직이고 있는 저로서 한마디는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군요.(그 이유는 글 읽다보면 이해하시리라 봅니다.)  이렇게 글 올립니다.

 

대리운전법 제정과 그로 인해 얻어지는 추진단체, 혹은 개인의 성과를 주욱 거론해주셨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제가 경험하고 그리고 알고 있는 사항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1. 판도라의 상자,  대리운전법 ?

 

"...대리업법이 제정이 됩니다. 그러면 그 제정을 주도한 단체는 그 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유일한 대리업계 대표단체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러면 생각지도 않은 여러 가지 잇권을 가지게 됩니다...." 

 

영영님께서 지적하신 내용입니다. 대리기사단체들이 머리 터지도록 싸우는 주요 이유가, 이렇듯 한자리 차지하기 위한 대리운전법 제정을 둘러싼 다툼이라 말씀해주셨습니다.

 

현재 대리판에서 대리운전법을 추진하고 있는 단체는 전국대리기사협회가 유일합니다.(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상급단체인 민노총 서비스연맹을 통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때마다 진행사항과 내용을 싱싱뉴스와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기사세계에 보고 드리고, 상호 논의와 참여를 호소해오고 있는지 꽤 되는군요.

 

 관련기사 바로가기 ->  싱싱뉴스 37호: 대리운전법 삼국지, 그현장을 가다

                                 싱싱뉴스 33호: 기사협회, 대리운전법안 최종 완성    

                                 싱싱뉴스 29호: 대리운전법 제정운동 본격화

 

 

[문병호의원과 공정한 대리운전법] 전국대리기사협회는 6.25일 문병호 의원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모임에서 공정한 대리운전법을 조속히 입법발의 하기로 했고, 현안인 로지타도 투쟁에 공정한 중재 및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관련 소식은 싱싱뉴스와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 됩니다.

 

 

영영님의 글처럼 사실 대리운전법을 추진해서 소위 '한자리' 차지하려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해당법이 입법되면 그로 인해 해야할 일들, 관련 인력이 많이 필요할 테니까요. 하지만 설령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건 없건, 그 바램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사실, '고독하게' 공정한 대리운전법을 추진하고 있는 저 대리만족으로선, 차라리 '사업적 목적을 가지고' 혹은 '개인적 야심이나 욕심으로'라도 공정한 대리운전법 추진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분이 계시기라도 하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조금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말쓷드리겠습니다만, 될지도 안될지도 모르는 관련법을 제정하기 위해 몇년의 시간과 적잖은 자금, 인력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회에 들락거려야하고 국토교통부 관료들을 만나서 '로비'를 해야하며, 반대자들의 온갖 시비를 틀어막아야 하고, 대리기사뿐만 아니라 대리업체들의 참여와 협조까지도 이끌어야 하는 이 대리운전법 제정운동, 어떤 목적으로건, 진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보고, 그리하여 그 사람이나 단체가 번듯한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저는 충분히 박수치고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2. 늪, 혹은 연옥의 문? - 대리운전법 제정 운동

 

그런 욕심과 바램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첫째, 거의 모든 법이 그렇듯이, 국회에서 제정과정은 참으로 긴 시간과 복잡한 과정, 단계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우선 각 과정과 단계를 알아봅시다.(이 내용은 사실 지루할 수 있습니다. 굳이 꼼꼼히 읽어보지 않으셔도, 아..참 복잡한 단계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구나...뭐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별도의 변수나 사건이 없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가정합니다.

 

1) 우선 대리운전법 초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2) 이 법안을 입법발의하고 담당할 국회의원을 교섭해야 합니다.

3) 해당 국회의원실에서 법안을 제정/확정하고,  법제처의 검토를 받습니다.

4) 그리고 충분히 동의되고, 다른 별도 사항이 없으면 입법발의 하고 국회 사무처에서 해당 상임위(우리

   의 경우는 국토교통위입니다.) 에 회부합니다. (이것만도 몇개월 걸린다죠?)

5) 국회 상임위에 회부된 이 법안은 공청회를 개최합니다.(제정법안은 공청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6) 해당업체와 기관, 국토교통부 관료들의 저항과 이견, 협조와 참여 등의 문제를 담당하고 풀어야 합니

   다.

 7)  국토교통위의 담당소위가 결정되어 심사에 들어갑니다.

    현재 올라와 있는 강기원 법안 등(그외 다른 국회의원들의 법안이 더 추가될 수 있습니다.) 과 차이와

   공통점을 논의, 연구하고 병합심리할거냐 말거냐 결정해야 합니다. 한다면 그 내용의 통합을 둘러싸

   고 정파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검토하고 결정을 봐야 합니다.

8) 국토교통위의 전체회의로 넘어온 법안은 몇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법안이 통과 되고, 법제사법위원회

   로 넘어갑니다. 이곳에서는 법안의 법리적 모순이나 수정 등을 검토하고 결정봅니다.

9)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국회총회에 회부 되어집니다. 이제 300여명의 전체 국회의원 중 과

   반수이상의 참여와 찬성을 거쳐야 최종 법으로 제정됩니다.

10) 국회를 통과한 법은 대통령의 검토와 결론을 통해 공포 됩니다.

 

 

[공정한 대리운전법이 되어야 합니다] 2012년9월, 전국대리기사협회는 강기윤국회의원실을 항의 방문합니다.

업자만을 위한 대리운전법안에 항의하고, 기사협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11) 국회를 통과한 대리운전법을 토대로 행정부는 대통령령인 시행령을 제정합니다.(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대리운전법 부칙 조항으로 정해집니다.)

 

12)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담당부서인 국토교통부의 시행규칙이 제정됩니다.

 

13)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시의회 혹은 도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합니다.

 

지금까지 조금 길게 법 제정 과정을 검토했습니다.  이 과정과 기간이 과연 얼마나 걸릴꺼라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적어도 4-5년은 안 걸리겠습니까?

 

전국대리기사협회가 작년 10월부터 법 제정에 착수했으니, 벌써 반년 이상이 흐른 거군요. 그동안 법안초안을 만들어 문병호의원실에 제출했고, 법제처의 검토를 거쳐 이제 최종법안이 완성되었습니다. 공동발의에 필요한 국회의원들도 13명의 서명을 받아놓은걸로 압니다.  민노총 서비스연맹과 법제정을 위한 연대와 협조를 추진해왔습니다. 조그마한 전국대리기사협회의 힘만으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추진하는데 8개월 걸렸습니다. 다음달 입법발의하기로 약속되어있지만 어떤 변수가 또 개입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큰 문제는, 이것이 과연 폐기되지 않고 법 제정이 될 수 있느냐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송영길, 송숙미, 정의화 의원등이 대리운전법을 입법발의했고, 흐지부지 하다가 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 된 바 있습니다. 이번 19대 국회, 저희 조그만 기사협회의 힘으로 추진하는 이 대리운전법 입법 운동, 과연 19대 국회 내에 처리될 수 있을까요?

 

 

[전국대리기사협회와 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기사협회는 대리운전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민노총 서비스연맹을 방문, 공정한 대리운전법 제정을 위한 협조와 공동행동을 논의했습니다.

 

 

당장 내년 2월이면 국회의원들의 해당 상임위 임기가 끝납니다. 즉, 내년 2월이면 문병호의원도 국토교통위 소속으로 남을지, 아님 다른 상임위로 이동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보통 2년마다 바뀌는 것이 관례라 합니다.  만약, 문병호 의원이 입법발의만 해놓고, 다른 상임위로 이동한다면...? 쩝

 

 

3.  춘추 전국시대, 새로운 시장이 열리다

 

지금까지 길게 말씀 드렸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말씀하려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이제 이렇게 해서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과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바램대로 다 되었다 가정합시다. 강기윤 법안 등, 업자들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런 못된 법이 아닌,  대리기사와 소비자, 업자간의 합리적인 법이 만들어졌다 가정하고 이야기하겠습니다.(사실 이 가능성은 참으로 희박합니다. 뭐, 어쨋건 그렇게라도 가정해야 일이 되겠죠?)

 

 국회 통과한 법대로 국토교통부 관료들이 '양심껏' 공정하게  노력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업체들뿐만 아니라, 대리기사를 포함, 대리운전종사자등이 대리운전연합회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제정되어 법 시행에 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문제가 닥쳐있을까요?

 

 1) 대리운전 업체의 통합과 대표성을 정해야 합니다. 이제 눈앞에서 벌어질 업체간 주도권싸움이 치열해집니다. 예상하다시피, 대리운전연합회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기득권과 이권이 있는 자리가 되는 것이니까요. 로지, 아이콘, 콜마너 등의 프로그램 업체는 자칫하면 시장이 없어지는, 사활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1577 등, 굵직한 대리업체들 역시 어떻게건 한몫을 차지해야 합니다. all or nothind입니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그것은 바로 도태를 의미합니다.

 

 2) 대리기사세계의 싸움은 더 박터집니다. 대리기사협회니 무슨 단체니 하는 것들도 이미 법 제정이 되어가는 순간부터 긴장하고 선을 대려하고, 법 제정을 주도하는 전국대리기사협회와 협조하려고도 하고 마땅치 않으면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려 난리를 칩니다.

 

대리만족이 업자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느니, 한자리 차지하려 한다느니, 정치 욕심이 있다느니, 별 소문들이 돌아다닐 겁니다.  기사협회 내부 분란을 조장하고 이용하려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뭐 그건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신경쓰지 않고 지내는거니까요.  어쨋건 그래도 법이 만들어집니다. 이제 기사단체들은 어떤 행보를 할까요?   참으로 답답합니다.

 

3) 국토교통부 등, 행정부 관료들과 유관기관은 또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사실 전국대리기사협회가 대리운전법 제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하니, 벌써  *** 공단이니, *** 관리소니 하는 기관들로부터 심심치 않게 연락이 옵니다. 

 

대리운전업 자체가 새로운 시장인거고, 대리운전법이 만들어낼 영역은 관료세계, 관련기관의 세계에서는 참으로 새로운 큰 시장입니다. 가히 블루오션이라고나 할까요? 이제 대리운전연합회에 만들어질 회장, 소장, 각 부서장, 각 지역회장 등등의 수많은 자리는 누구 차지가 될까요? 국회위원이나 시의원, 하다못해 구의원들까지....그냥 두고보고 있을까요?

 

 

4. 개인, 조직, 그리고 대리운전법

 

이제 저 대리만족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 나이 56입니다. 조금 있으면 환갑이 됩니다. 요즘 세상에 환갑이 무슨 늙은 나이라고...하는 생각, 저도 하고 삽니다. 아직도 30대라고 우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리운전법이 저희 뜻대로 만들어지고, 대리운전연합회 결성이 눈앞에 펼쳐지고, 이제 그동안 법제정을 위해 생고생해온 대리만족이 국회나 국토교통부, 관련 업계로부터 확실하게 인정 받아 바야흐로 한자리를 차지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감히 대리운전엽합회 회장자리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그 자리는 이미 정치권이나 고급 관료, 혹은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 간부들의 몫이 된지 오래입니다. 기껏 중앙의 무슨 실무부서 말단이나 지방 조직의 한자리입니다. 근데...그 욕심많은 대리만족이....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덜컥 나이제한 규정에 걸려버리는군요. 나이.....(그나마, 우리 뜻대로 공정하게 법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위 상상조차도 불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글이 길었습니다. 대리운전법을 고독히 추진하고 있는 저로서, 이 운동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성공할지라도 현실 각인, 각단체의 이해관계와 입장 차이로 인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리운전 시스템을 만드는데 기여할지, 아님 또 다른 공룡을 만들아 낼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리운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무도하고 흉악한 대리판의 현실, 이것을 그대로 두고 보고 싶은 분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대리기사 등쳐먹는 업자들조차도...

 

 

흐르는 물이 되어...

 

몇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리만족은 물론, 전국대리기사협회도 변할 겁니다. 저 대리만족이 이 대리판에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는 거고 기사협회는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 실 내용은 터무니 없이 취약한 모임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앞으로도 4-5년 동안 대리기사로 남아있고 싶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몇년을 이짓하며 살아야 하다니요? 그런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 전혀 없습니다.

 

이 대리판에 몸 담고 있다보니 이렇게 애닳고 열받고, 간절합니다. 하지만 이 대리판을 탈출할 수 있게 되면 과연 얼마나 이런 마음이 남아있게 될까요? 당장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고, 그간의 대리판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면 다행일 겁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고마운 분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이 열심히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게될지....

 

 

조직이 필요합니다. 어느 한 두개인이 추진하다가 그 사람이 사라질지라도 운동의 성과를 이어 완성시킬 수 있는 존재, 그것은 뜻을 같이 하는 조직이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사라지고 나도 그 뒤를 잇는 후대, 후배의 존재, 바로 그것을 믿기에 우리의 대리운전법 제정 운동은 오늘도 계속 됩니다.

 

대리운전법 제정하여 한자리 차지하려 하는 사람이 혹 있다면, 차라리 로또 복권을 사서 일주일간 행복한 상상을 하며 살 것을 권합니다.  대리운전법 제정하여 한자리 차지하려 한다 의심하는 분 계시면, 저한테 와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자료와 관계, 성과를 그대로 넘겨드리겠습니다. 대리기사에서 번듯한 직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좋은 기회, 저 대리만족이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밤, 저는 다시 국회로 가야 합니다. 아마 불타는 금요일, 오늘밤의 운행은 포기해야 할 겁니다. 주머니는 텅 비었는데....

 

 

기차는 달려갑니다. 논둑에서 손 흔들어주는 시골 아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가을 들녁 찬바람에 흔들리는 허수아비도 있을 겁니다. 장난 삼아 엿먹어라 주먹질하는 악동도 보입니다.  가을걷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농부도 보이고, 그를 돕는 아낙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렇게, 기차는 달려갑니다. 

 

 

출처 :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글쓴이 : 회장(대리만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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