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코노믹리뷰]카카오드라이버 일부 논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카카오드라이버 일부 논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카카오가 대리운전업계 빠지면 어쩌시려고...”
카카오의 O2O 전략이 탄력을 받으며 교통을 중심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가운데, 카카오의 대리운전업계 진출이 불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큰 그림에 있어 일각의 소음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카카오의 O2O 전략 특유의 플랫폼 전술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는 30일 입장자료를 통해 ‘카카오드라이버와의 MOU 체결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협력을 위한 MOU 체결을 연기하고 지난 29일 밤까지 이어졌던 협상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카카오의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가 카카오택시 1주년을 기념해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한 당일이라 더욱 눈길으 쏠린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수수료의 경우 카카오드라이버가 설정한 20%가 업계보다 낮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보험료 정책에도 불만이었다. 대리운전업계에 만연한 이중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카카오가 업계에 진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종용 대리기사협회 회장은 “특히 보험료의 경우 현재 대리운전기사들은 이중보험, 즉 각각의 콜을 받는 회사마다 모두 보험을 들어야 하는 불합리한 상태에 놓여져 있다”며 “카카오가 대리운전기사들의 보험료를 대납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원천적으로 업계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카카오가 업계에 진입해도 콜수가 비슷한 상황에서 대리운전기사들이 기존 회사에 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은 여전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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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전국대리기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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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말에는 어폐가 있다. 카카오가 업계에 진입해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카카오가 업계의 관행을 바꿀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김종용 회장은 “카카오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기존 시장에서 일하던 대리운전기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대의명분을 쌓았다. 엄밀히 말하면 카카오는 대리운전업계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겠다는 명분으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수수료 정책이나 보험료 정책은 대리운전기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원천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며 카카오드라이버는 대리운전기사들을 이용해 저렴한 초기비용만 들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리하자면 기존 대리운전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카카오드라이버가 대리운전기사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나서고 있지만, 실상 대리운전기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대리운전기사를 이용해 자신들의 사업적 확장만 노린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김종용 회장은 “29일 협상 당시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대리운전업계를 포기하면 대리운전기사들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는 식의 협박을 했다”며 “다만 카카오드라이버가 불합리한 관행이 판치는 업계의 새로운 바람이라는 점을 믿으며,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는 “대부분의 대리운전기사들이 카카오드라이버에 찬성을 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일부의 의견으로 생각하며, 꾸준하게 설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리운전기사협회가 전체 대리운전업계를 대표하지는 못하며, 현재 카카오는 다양한 단체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리운전기사협회의 MOU 중단 선언은 카카오드라이버 추진 정책에 있어 일각의 반발로 이해될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 골목상권 침해를 중심에 두고 한국노총 소속 대리운전 노조, 사단법인 대한민국대리운전자협회 등 4개 단체로 구성되어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대리운전상생협의회의 반발이 더욱 큰 위협이다. 그 외 카카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리운전 관계단체들은 카카오드라이버를 지지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가 우군으로 여겨지던 대리운전기사 일각의 반발과 직면한 지점은 약간의 불안요소다. 카카오택시도 마찬가지지만, 지금까지 카카오는 O2O 전략을 추진하며 철저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기존 구성원들과의 접점을 줄이는 것에 집중해왔다. 이는 기사와 업체의 밀접도가 높은 택시분야에서는 커다란 힘을 발휘했으나 업체와 기사의 밀접도가 낮은 대리운전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타켓팅’을 전제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불거지는 파열음은 추후 카카오 O2O 전략의 방법론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킬 수 있다. 30일 대리운전기사협회의 반발을 한 순간 벌어진 일각의 불만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 출처: 이코노믹리뷰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5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