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아시아 대장주 텐센트, 파괴력의 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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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텐센트가 창립 18년만에 시가총액 기준 아시아 톱,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텐센트가 글로벌 10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2위며 글로벌 톱10에는 애플(1위), 알파벳(2위), 마이크로소프트(3위), 아마존(5위), 페이스북(6위) 등 ICT 업체 다수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텐센트 더 비긴즈
중국 BAT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텐센트는 지난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113%(지난해 기준), 온라인 광고 매출 60% 증가 등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ICT 및 O2O의 방향성을 정확히 관통하는 실력으로 ‘아시아 톱’의 기세를 올리는 셈이다.
물론 텐센트가 시작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투자금 12만 달러로 시작된 마화텅 회장의 텐센트는 초창기 이메일 서비스 및 외주작업을 중심으로 근근히 사업을 이어가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곤 했다. 이 과정에서 QICQ 메신저를 만들어 나름 성공하기는 했으나 상표권 침해 및 외연적 확장에 실패하며 거칠게 흔들렸다.
하지만 QICQ를 QQ로 이름을 바꾸고 전열을 재정비한 텐센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 승승장구하게 된다. 방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자신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QQ의 성장은 막대한 유지보수비용을 필요로 했고, 그 과정에서 지긋지긋한 경영난과 직면하게 된다. 그 때 텐센트에 손을 내민 곳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내스퍼스다. 350억 원을 투자해 텐센트 지분 46%를 확보한 내스퍼스는 이후 텐센트의 지배자로 명성을 쌓아가게 된다. 물론 텐센트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간다.
▲ 마화텅 회장.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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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인수합병, 그리고 위챗
아시아 대장주로 우뚝 선 텐센트는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게임과 인수합병, 위챗이라는 키워드에서 텐센트 특유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블룹버그가 발표한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톱10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ICT 기업들이 게임에서 상당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게임은 가상현실 생태계에서 콘텐츠적 역할론을 부여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생태계 구성원이다. 텐센트도 일찍이 게임에 집중해 착실하게 역량을 쌓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떻게 쌓았을까?
불과 10년전만해도 중국 게임시장은 한국천하였다. 그런 이유로 중국의 많은 퍼블리셔들은 귀한 몸으로 부상한 한국게임을 ‘모시기’ 위해 달려들었고, 텐센트도 그러한 후보군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텐센트가 어렵게 ‘모셨던’ 한국게임 중 크로스 파이어와 던전앤 파이터가 소위 대박이 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국 현지 퍼블리셔로서의 텐센트가 가진 역량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텐센트가 보유한 철저한 최적화 정책과 막강한 동원력은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재미있는 것은 텐센트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순간 중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과 더불어 ‘죽(竹)’의 장막이 현지 게임업계를 휘감았고, 나아가 한국 게임시장이 빠르게 위축된 점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당시 신문출판총서를 중심으로 외산 게임, 특히 한국 게임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으며 현지 서비스 라이선스를 미끼로 한국 게임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제 텐센트는 을이 아닌 갑으로 군림하기 시작했고 막강한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의 형님이 되었다. 한국이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하며 탄압에 가까운 규제정책을 펼치던 찰라 중국 정부는 기민하게 육성 및 자국산업 보호의 스탠스를 밟았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카피캣 게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수혜를 완벽하게 활용한 텐센트는 그 즉시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다만 게임이 지금의 텐센트를 100% 만들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특히 국내 게임 경쟁력이 텐센트 게임 경쟁력의 100%를 구축했다는 의견도 틀렸다. 텐센트는 게임에 있어 나름의 기민한 전략을 구사했으며 관련된 전방위적 사업 본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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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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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핵심 키워드가 바로 투자 및 인수합병이다. 텐센트는 자국의 중소 개발사는 물론 한국의 게임사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최근 슈퍼셀을 인수하는 한편 넷마블의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카카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50개의 기업에 자금을 출자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텐센트의 투자 및 인수합병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특히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회사를 쓸어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막강한 인수합병 및 투자를 통해 다양한 경쟁력과 연결되는 텐센트의 매력은, 위챗으로 대표되는 O2O 전략과 만나며 ‘모든 것’이 된다. 텐센트는 PC기반의 QQ를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연동시키는 한편, 자신이 가진 다양한 영역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국인의 일상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위챗의 QR코드는 온디맨드, 배달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인터넷 사업에서 강력한 핵심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이를 기반으로 2차, 3차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위챗페이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알리페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위챗페이는 인수합병 및 투자로 몸집을 불린 텐센트 생태계의 첨병이자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담아 이미 확보한 모든 O2O 및 인터넷 사업에 목아내는 방법론이다.
이 지점은 국내의 카카오도 관심이 많은 지점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O2O 전략이 다양한 파열음을 내며 좁은 시장에서 확실한 행보를 보여주지 못하는 반면, 텐센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빠르게 서비스를 추가하고 연결해 위챗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물론 카카오도 마찬가지지만 텐센트의 위챗은 O2O의 가장 매력적인 선물, 위치기반기술을 바탕에 둔 데이터 확보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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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센트 파트너십. 출처=하나금융투자 |
‘올라타야 할 순간’
최근 미국의 유력지들은 “글로벌 ICT 업계는 실리콘밸리가 아닌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실이다. 이제 혁신의 테스트 베드는 중국에서, 그 의미도 중국이 핵심이다. 게임사업의 패권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순간, 이미 한국은 ICT 생태계의 핵심을 중국에 넘겨주고 말았다.
그 중심에 텐센트가 있다. 초기 게임 및 메신저를 통해 급성장한 텐센트는 그 과정에서 배운 방법론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에 나섰다. 그리고 위챗을 통해 카카오가 염원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근간을 세우는 것에 성공했으며 다양한 O2O 사업에도 진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텐센트의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다. 물론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서포트도 큰 힘이 되었지만, 이는 세부적인 방법론 중 하나였을 뿐이다. 텐센트가 아시아 대장주가 된 비결은 다름아닌 텐센트 내부에 있다.
최근 텐센트는 핀테크 영역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막강한 콘텐츠와 플랫폼, 나아가 야생에 가까운 후각으로 필요한 것은 당장의 이득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는 진짜 대륙의 늑대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후회와 절망은 간단하고 빠를수록 좋다. 텐센트로 대표되는 거대 ICT 권력을 애써 무시하며 정신승리에 매달리지 말고, 일단 활로부터 찾아야 할 순간이다. 이후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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