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있는 풍경

[스크랩] 끝이 없는 길/박인희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2015. 10. 23. 08:36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2013년 12월 어느날 자정이 넘어가는 시각, 강남 삼성역 사거리에서 떨며 잡은 콜입니다. 연말이라 넘쳐나야 하는 강남 콜밭, 하지만 더디게 올라오는 콜들도 똥콜의 천국입니다.  떨려오는 찬바람에 더 기다릴 명목이 없기에 잡은 콜이었습니다.

 

삼성역 2번출구에서 장안동 15k. 굴욕을 무릅쓰고 운행한 길입니다. 역시 불길하게 방정 떤게 틀림이 없습니다. 거기가면 썩은 셔틀 아니면 빠져나올 길이 없을거라는...

 

게다가 로지프로그램을 뺀 밥벌이이다 보니, 장안동 사거리에서 한시간이상을 떨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편의점 아주머니의 자상한 배력 덕분에 한참을 대기하다가 이동한 곳이 이곳 피씨방, 자칫하다가는 연말 대박은 커녕, 이러고 아침을 맞을 참입니다. 역시...오멘입니다. 불행은 생각보다 먼저 와서 대기하고 있는 겁니다.

 

손발이 떨리는 추위보다는 한시간 5백원, 싼 피씨방요금이지만, 몸을 녹여주는데는 최고입니다. 설령 내일 아침 초딩 아들놈 학원비도 못 맞춰줄지라도...

 

지금 시각 새벽 3시 조금 더 지난 시각, 내 개인 카페를 뒤적이다가 맞이한 글과 노래,

끝이 없는 길...

벌써 2년전 늦가을적에 올렸던 운행일지입니다. http://cafe.daum.net/wedrivers/6u3o/20

 

  

 

http://blog.daum.net/leonardo119/7794733

 

 

이 글을 올린 그 날에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러고 살거라고는 상상도, 희망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날 이후 이 추운 겨울을 두바퀴도 더 지나보냈다니...

 

명색이 대리기사협회 회장이라는 저도, 이 거친 대리판에서 훗날을 많이 보낼거라고는 생각도 안해보고 지냈습니다. 게다가 이러고 지낼거라고는 더욱...

어느 누가 앞으로도 몇년 더 대리기사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알뜰하고도 건강하게 꾸려볼 사람이 있겠습니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이리저리 지내다보니 어느덧 세월은 가고 있는 것, 그 속에서 그 과정만이라도 조금은 알차게, 남부끄럽지않게 그렇게 보낼 수 있었다면 큰 보람일 겁니다.

 

우리들이 하루하루 보내는 거친 생활살이, 그것이 당장의 하루하루 밥벌이이건, 혹은 거창한 대리기사권익운동이건, 주어진 시간에서만이라도 조금은 더 알차게, 노력하고 일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더라면, 그것은 나의 또 다른 은밀한 보람일 겁니다.

 

명칭은 거창한 전국대리기사협회, 하지만 실상은 자그마한 우리의 권익운동도, 몇년의 노력을 가지고 자만하고 좌절하지 않도록, 그렇게 우리네 살아가는 앞걸음은 끝이 없는 길입니다. 그런 맘으로 살아가야 대리기사 권익운동도 지치고, 세상을 원망하는 허망함이 없을 겁니다. 

 

끝이 없는 길...당장 내일 아침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지라도, 우리는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면서 인생의 고달픈 고갯길을 넘어가려 합니다.

 

 

 

끝이 없는 길

    

                                       ㅡㅡㅡ박 인희

 

 

길가에 가로수 옷을 벗으면
떨어지는 잎새 위에 어리는 얼굴

그 모습 보려고 가까이 가면
나를 두고 저 만큼 또 멀어지네
아~ 이 길은 끝이 없는 길
계절이 다 가도록 걸어 가는 길


잊혀진 얼굴이 되살아 나는
저 만큼의 거리는 얼마쯤 일까
바람이 불어와 볼에 스치면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가고 싶어라
아~ 이 길은 끝이 없는 길
계절이 다 가도록 걸어 가는 길
계절이 다 가도록 걸어 가는 길

걸어 가는 길


 

 

 

 

 

 

 

출처 :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글쓴이 : 대리만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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